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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월춘 시집, <산과 물의 발자국>
문학의전당 2009.11.13    

[약력]

1957년 경남 창원에서 태어나 경남대 국어교육과와 동 교육대학원을 졸업했다. 1986년 무크 『지평』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시집『칠판지우개를 들고』『동짓달 미나리』『추억의 본질』『그늘의 힘』, 편저 『벚꽃 피는 마을』, 공저 『비 내리고 바람 불더니』가 있다. 계간 『진해』『시와생명』『경남문학』편집위원을 역임했고 경남시인협회 부회장, 한국작가회의, 경남문협, 진해문협 회원, 경남문협, 경남문학관, 김달진문학관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2008년 월하진해문학상을 수상했고 진해남중학교를 거쳐 진해중앙고등학교에 재직 중이다.

 

[자서]

나는 언제 가슴을 두드려 뭉글뭉글 울리는 시를 써 보나,

그리하여 나는 언제 그 가슴을 찢는 시를 써 보나,

그러면서 살았는데 아직까지 가슴은커녕 옷만 찢고 있으니 참 한심합니다.

나는 어디에서 왔으며 지금은 어디에 있는가.

그리고 어디로 가고 있는가 질문만 던지다가

한 세월 다 보내는 거 아닌가 싶어 안달이 나기도 합니다.

무엇이나 저는 간절한 것이 좋습니다.

언제나 진지하게 살 필요는 없겠지만

진정성을 담은 안타까움과 애틋함이 없다면

제 시는 없습니다. 아니 저도 없습니다.

이렇게 다시 가을이 갑니다.

고마운 사람이 너무 많습니다.

이렇게 빚만 져도 되는 걸까요.

 

[차례]

1부

사이

복개천 연가 

반야심경 

물굽이에 차를 세우고

감자꽃 

일두 선생 고택에서

소이불언笑而不言  하나

감기몸살 

탁류濁流 

고인돌의 말

수박을 만드는 법

흑백사진 

흉터 

추억의 힘

편지·상강霜降 무렵

추석 무렵

잔치국수 


2부

자운영꽃 나비 떼

염낭거미의 등

십리과자 

승부 

수세미꽃 

손톱 거스러미를 뜯으며 가을이 가고

소벌 간다

산과 물의 발자국

부처가 사는 산

봄, 지리산

봄 

변신 

남지 철교 부근

나무수국 

고물상 최씨

가을의 무늬

꽃게 

도로장道路葬 


3부

좌우지간左右之間 

감동시력感動視力 

애이불비哀而不悲 

수련睡蓮 

가을에게 

감感 

뇌졸중풍 

대봉시大奉柿 

대죽도 

마흔아홉 

막간 

모산선생史 

동지, 진해만에서

모서리 

모슬포 일박

목숨의 무게

몸살 

화투효도 


4부

패랭이꽃대 

촛불 

지심도 

주남지에서 

침鍼 - 남규의 일기

적조赤潮 

장엄한 슬픔

입동 무렵 1

입동 무렵 2

입동 무렵 3

인멸湮滅 

영웅 

어떤 울음

어느 별의 감옥에서

슬픈 복무服務 1

슬픈 복무服務 2

매화찬송梅花讚頌 98

스며듦에 대하여


해설/이성혁―그리움이라는 생의 버팀목

 

[추천글]

서정이 심학心學이라는 입장을 이월춘은 한 번도 놓친 바 없다. 그는 마음을 열어 놓고 사람들과 심정을 나누고 사물의 진면과 교응한다. 그의 마음공부는 자연스러운 삶의 과정이어서 어떠한 위계를 만들지 않을 뿐 아니라 일상과 생활을 박대하거나 그 많은 삶의 사소함들을 희생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는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 꽃 한 송이에서 생명의 존귀를 찾고 삼라만상의 변화와 사계의 리듬과 더불어 생의 이치를 구한다. 또한 촌부와 노인과 가난한 이웃의 삶에서 존재의 위엄과 만난다. 시인으로서 이월춘은, 생명을 가진 존재에 대한 근원적인 연민과 삶의 기저에 자리한 깊은 슬픔을 체득하면서, 마음과 시의 지평을 확대하고 있다. 

 ―구모룡(문학평론가)


이월춘은 “추억의 힘”을 통해 자연의 원리와 인간의 순리를 일관되게 노래한다. 그의 시는 자연을 통해 자아를 회복하려는 욕구와, 기억 속에 각인되어 있는 공동체적 가치를 현재적 삶에서 회복하려는 열망을 동시에 숨기고 있다. 오래전 아름다운 추억과도 같은 시간의 저편을 때로는 쓸쓸하게 때로는 아름답게 노래하는 이월춘의 시가 단순히 추억의 시편으로 점철되어 있다는 인상은 표피적이다. 그의 시에는 이에 못지않게 동시대의 삶에 대한 사실적이고 심층적인 탐구가 배어 있다. “풀 한 포기, 꽃송이 하나라도 사랑하려”는 그의 시정신은 오늘날 농촌의 현실을 핍진하게 반영하면서도 자연을 거스르는 인간의 폭력에는 가차 없는 비판을 가한다. “그제나 오늘이나 변한 것은 시대가 아니라 사람이”라고 노래하듯, 그것은 비록 추억에서 비롯되지만 현재를 발견하게 되는, 우리가 잊고 있는 삶의 한 이법이기도 하다. “슬픔 속의 절망을 꺼내 툭툭 던지며 걸”어가는 그의 행보가 의미심장하다. 

―강동우(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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