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말
독자들이여, 이 시집에서 시인을 읽지 말고 제발 시를 읽으십시오. 이 시집 속의 시를 읽으면서 청년을 느낀다면 그게 시인이고, 어떤 시를 읽으면서 중년이나 노인을 느낀다면 그 또한 시인일 것입니다.
가능하면 나는 처음 시단에 나서는 열렬한 청년의 자세로 시를 썼습니다. 이 시집에서 나는 청년으로 살고 사랑하였으므로 부디 그 청년을 만날 것을 기대합니다. 오늘 이것이 진정한 내 삶의 얼룩이며 삶의 무늬입니다.
시란 무엇인가, 시인은 누구인가. 40년 넘게 시를 쓰며 오래 궁구窮究한 끝에 이제 나는 감히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습니다.
시는 언어의 보석이다.
그 속에서 빛나는 것은 시인의 영혼이다.
노래하는 대상은 다르고, 뒤죽박죽의 세계에 간섭하면서도 내 시가 지탱하는 중심축은 바로 이것입니다.
2009년 봄
강인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