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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처음 대햇을 때부터 좀 막연히 생각한 것이지만,
한 편의 시를 읽고 나면 씨앗을 얻어온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씨앗이 후일에는 내 가슴속에서 자라나는 것만 같았지요.
모란꽃이 되기도 하고, 푸른 보리로 출렁이기도 하고, 봉숭아로 붉어지기도 하고,
코스모스로 한들한들 흔들리기도 하던 씨앗입니다.
매주 월요일 아침 시를 배달하면서 제가 그동안 얻어온 씨앗을 하나씩 나눠 드릴까 합니다.
봄 여름 가을 없이 신록과 땡볕과 낙엽과 눈보라 속을 걸아가 시의 씨앗을 나눠 드리겠습니다.
간혹 대청마루에 가만히 올려놓고 오겠습니다. 읽고 들으면 때로는 뭉클해지고, 때로는 환해지고,
때로는 열렬해지는 시의 씨앗입니다. 씨앗으로 인해 다시 씨앗을 얻으시거든 나눠주시기 바랍니다.
이 일을 시작하면서 문득 제 아버지와 초등학교 동창생이었던, 이제는 은퇴한 집배원 어르신 생각이 났습니다.
급한 편지가 있을라치면 숨이 턱까지 차면서도 비탈 논배미까지 가서 직접 전달하셨던 분이셨지요.
편지를 전해 받는 분들과 함께 울고 웃던, 다정다감한 분이셨지요.
그 어르신을 떠올리며 여러분께 첫인사를 올립니다.
2009년 5월 4일
문학집배원 문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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