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집배원 ‘김기택의 시배달’을 시작하며

시는 저에게 답답하고 지루한 삶을 시원하게 확장시켜 주는 체험을 주었습니다. 시에는 현실에서 오는 슬픔이나 괴로움, 외로움 따위를 즐거움과 아름다움으로 바꿔주는 마술적인 장치가 있는 것 같습니다. 시를 쓰고 읽으면서 제 삶은 넓어지고 커졌습니다. 그래서 저는 일상과 시 속의 삶을 오가며 늘 두 집 살림하는 기분이었습니다. 그 시들을 여러분과 함께 읽을 것을 생각하니 기쁘고 설렙니다.

똑같은 시라도 읽는 사람의 성장 환경이나 체질, 취향 등에 따라 다르게 읽힐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매주 배달되는 시는 한 편이지만, 여러분이 읽는 순간 수백, 수천 편의 시로 늘어날 것입니다. 한 편의 시가 수많은 마음들과 만나 각기 다른 화학적인 반응을 일으키며 다시 태어나는 것은 상상하기만 해도 즐겁습니다.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줄 시들이 배달되기도 하겠지만, 가끔은 여러분을 당황하게 하는 낯설고 불편한 시가 배달되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이 시들을 미워하지 마시고 느릿느릿 곱씹어 읽어주세요. 맛있게 감상하는 법도 함께 배달될 터이니 그것을 곁들여서 드신다면 시의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시가 여러분의 생활에 작은 활력이 되기를 바랍니다.

2010년 5월 3일
문학집배원 김기택